2008년 07월 07일
단편 추리소설집,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나는 정말 단편소설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깔끔하고, 읽기가 더 편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단편소설을 좋아하고, 또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불행히도 단편 추리소설은 찾기 쉽지가 않았다. 대부분 유명하다는 추리소설들은 거의 다 장편소설로 되어 있고, 이도 모라자서 1권, 2권, 3권으로 나누어져 있기도 하다.(모방범처럼..!!) 이 가운데에서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라는 책은 책 표지도 참 미스터리했지만, 우선 반가웠다.
일상생활 속의 미스터리. 뭔가가 땡겼다..호기심이 동했다고나 할까... 나는 이 책을 주로 강의실 이동시간 틈틈히,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읽었다. 이 소설에서는 작가 와카타케 나나미가 직접 소설을 공수해서 사보에 싣는 후배로 등장하는데, 뒤에 가면서 익명의 소설가의 정체가 점점 드러나게 되어 이를 기다리는 재미도 소설을 읽는 데 한 몫 했다.
4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사보에 싣는 모두 12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모두 다 다른 주인공들이 나오는 듯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일상에서의 사람들에게 흔히 있을법한 미스터리,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짧막한 단편들은 몇 편은 정말 재미있었고, 다른 몇 편은 조금 지루했으며, 또 다른 한 편은 정말...개인적으로 무서웠다. 소설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단편은 마치 단편이 아니면서도 단편소설인듯한 형식을 갖추고 뒤에 두 통의 편지로 나오는데, 하나는 "조금 긴 듯한 편집후기", 또다른 하나는 "마지막 편지"였다. 사실 뒤의 두 편을 남겨두고 책을 반납할뻔했는데, 결국은 연체하면서 마지막 두 편을 읽고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이 두 편을 안 읽는다면, 거의 이 소설을 읽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12편이나 되는 단편의 내용을 전부 구구절절하게 적긴 좀 그렇고.. 전체적인 느낌을 간략하게 쓰자면...이 책의 매력은 계속되는 서늘한 분위기에 있었다. 그리고 너무도 읽기 편하게 시원하게 전개되는 이야기 구조.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설의 이야기가 친밀해서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꼈다. 제목처럼 일생생활 속에서 종종 생기는 사람들의 악의, 우연과 오해로 인해서 벌어진 해프닝,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숨겨진 사실로 인한 갖가지 미스터리들이 짧막한 단편들 속에 가득 채워져 있어서,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고, 점점 더워지는 여름날씨 속에서 책 속에 빠져들어 서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무엇보다도 마지막, "조금 긴 듯한 편집후기"와 "마지막 편지"를 꼭 읽어야만 한다는 점이 중요했다. 이거 책 표지 앞에 주의사항으로 따로 표시해두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정도로...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지막 3월에 실린 단편만 보고 책장을 닫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처럼 과격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좀 실망을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과격한 추리소설보다 이런 종류의 추리소설이 좀 더 여운은 오래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서 3주나 지났는데도 아직도 책장을 덮고 났을 때의 그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져온다.
# by | 2008/07/07 03:24 | 서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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