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7월 30일
두 남자의 엇갈리는 운명에 대한 이야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한다. 그의 소설은 수식이 없는 간결한 문체에 쉽게 읽히고, 치밀한 구성 덕택에 쉽게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그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나사'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든 적이 없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숙명'은 그의 그러한 소설들 가운데에서 가장 인상이 깊은 작품이었다. 서로 철저히 다른 환경 속에서, 그리고 다른 성격으로 자라난 유사쿠와 아키히코. 소설 속에서 둘은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갈등 속에서 자신들과 관련된 사건들을 풀어나가고, 자신들의 숙명을 향해서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이 소설을 다 읽고나서는..약간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었다. 생각보다 살인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는 긴박함도 느껴지지 않았고, 짜맞춘 듯한 느낌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살인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는 반전도 좀 약한 편이었다. 추리소설을 웬만큼 읽었다면 때려맞출 수 있을 만한 결말이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는 제목처럼 '숙명'을 얘기하기 위해서 떡밥으로 살인사건을 던진 듯 했다. 말하자면, 살인사건은 유사쿠와 아키히코를 다시 만나게 하기 위한 하나의 요소로만 등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와 연결되는 사건들의 연쇄를 통해서 마지막 장에서 (그가 여타 다른 소설에서도 그랬었듯이)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 마지막 장에서 지금까지의 모든 비밀이 드러나는데, 여기에는 그의 또다른 소설 <레몬>으로 이어지는 현대과학에 대한 작가의 비판과 생각이 드러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 추리소설, '숙명'은 '용의자 X의 헌신', '레몬', '부르투스의 심장', '호숫가 살인사건', '게임의 이름은 유괴'에 이어 5번째로 읽은 그의 소설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서로 운명이 얽혀서 엇갈려왔던 유사쿠와 아키히코. 그리고 그들의 운명을 꿰뚫고 있는 살인사건. 이 세가지 키워드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작가의 힘이 느껴졌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회랑정 살인사건 by Nooo
-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억관 by hansang
- 어제 지른 책들.. by 바뜨
- 회랑정 살인사건 감상 by 빨간반지
- 게@임 (g@me, 2003) - 이사카 사토시 by hansang
# by | 2008/07/30 05:59 | 서재 | 트랙백 | 덧글(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